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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중얼거린다. 고작 가장 싼 커피를 한 잔 시켜 놓고 홀
짝홀짝 마시며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그날 밤은 달랐다.
어떤 손님이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 기타지마 씨 맞지요? ‘카리스마 미용사’
라는 이름으로 한때 유명했던 바로 그 기타지마…….”
“크큭, 나를 그렇게 불러 주다니…… 꽤 오랜만이군.
지금은 보시다시피 완전히 ‘폐인 기타지마’가 됐는데 말
이야, 크크크.”
기타지마는 “당신 누구야?”라고 쏘아붙이며 상대를 올
려다보았다.
고급스러운 양복을 입은 50대 남자. 갸름하고 멀끔한
얼굴에 말투도 나긋하다. 은행 지점장 아니면 가게를 오
래 운영해 온 사장처럼 여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남자는 빙긋 웃었다.
“내 소개보다는 당신 이야기를 듣고 싶소만. 아주 흥
미로운 얘길 떠들고 다닌다 들었소. 카리스마 미용사에
서 나락으로 떨어진 것도, 그 뒤에 교통사고를 낸 것도
전부 다 어떤 과자 가게 때문이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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