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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서 마요네즈가 줄

                줄 흐르는 감자 샐러드를 골랐다. 그리고 기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

                다. 나는 아주 느리고 조심스럽게 식사했다. 샐러드를 한 입씩 입
                에 넣을 때마다 이런저런 생각과 감정이 머릿속에 한바탕 소용돌

                이쳤다.

                  그 냄새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도, 며칠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 짙고 역겨운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놓친 것이 있나 싶어, 팔뚝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머릿속은 여전히 그날 강둑의 현장을 맴돌았고, 나는 계속해서 그

                날 내린 결론이 옳았는지 곱씹었다. 혹시 무언가를 놓쳤거나, 잘못
                본 것이 있지 않을까 계속 두려웠다. 내가 이 일을 다시 할 수 있을

                까? 내가 이 일을 좋아하게 될까? 그렇다. 나는 이미 그 일에 푹 빠

                져있었다.

                   이제 나는 사무실 전화기가 울릴 때마다 괜한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디서 사건이라도 하나 터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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