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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에디터들은 기억력이 무척 좋아서 구글 검색을 하지 않
아도 되지만, 대다수는 누가 흥미로운 기사를 쓰기에 적합한지 찾
아내기 위해 취재의 기본 능력을 적극 활용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닥쳤던 날, 부편집장인 찬은 원고 작성
이 가능한 일본에 있는 작가 및 소설가에게 연락을 취하느라 사
무실에서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는 소설가
인 가즈미 사에키 Kazumi Saeki 에게서 자연재해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
을 담은 원고를 받았다. 끈기 있는 기자인 찬은 중국 이민자 가정
출신의 열정적인 아들로 하버드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두 곳
에서 학위를 받았다. 대부분의 소통을 메일로 처리하는 나와 달리
찬은 장시간 작가들과 통화하고 이들의 아이디어에 맞장구를 치
며 호응했고,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작가를 몰아붙였다. 그는 작
가들의,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 속에 담긴 고통을 함께 느꼈다. 나
는 개인적인 일로 눈물을 보이거나 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
는 편이었지만, 찬은 힘든 날이면 내 사무실로 와서 대화를 나누
었다. 우리 직원 중 한 명 때문에 마음이 상했거나 세계 어디선가
가슴 아픈 비극이 벌어지면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나
와 가장 성향이 비슷한 사람은 오피니언 원고를 분석하는 법에 대
해 너무나 많은 가르침을 준, 재능이 뛰어난 에디터 오너 존스 Honor
Jones 였다. 수십 년의 나이 차이에도 살아온 배경이나 에디팅 스타
일, 소설 취향, 투고 원고에 대한 반응까지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
글쓰기에 유용한 조언들 ☀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