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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의 엄청나게 빠른 말은 제 귀를 스치지도 않았어요. 그나마 알

              아듣는 단어들을 토대로 대충 이해하고 대답하고자 머릿속으로 문장
              을 열심히 완성해도 소리를 내서 말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걸

              처절하게 경험하는 순간이었죠.

                교과서 속 영어가 아닌 현실 영어가 펼쳐지는 꿈의 도시 뉴욕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멍하게 생활하다가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

              이 들었어요.

                ‘아! 나는 그동안 영어를 공부만 했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배운 적은 없구나.’

                시험을 보기 위해 문법을 외우고, 독해를 위해 단어를 외운 경험은

              있지만 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영어를 접해본 적은 없다는 사실을 뒤

              늦게 깨달은 거예요.






              생각과 동시에 발화되어야 언어로 활용할 수 있다
              언어를 습득하려면 글자로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하는 데 활

              용하기 위해서는 귀에 들려오는 소리를 뇌에서 정확히 인지해야 하

              고,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바로 입으로 내뱉는 과정이 필요하다
              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어요.

                중고등학교 6년에, 대학 생활까지 포함하면 10년 동안 영어를 붙

              들고 있었지만, 생애 첫 해외여행이던 뉴욕에서 제 진짜 영어 실력을
              인지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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