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P. 21
초등 시기 공부력은 시험지 결과로 판단할 수 없다. 공부력 유무
와 상관없이 약간의 과제물을 수행하고 연습문제만 몇 개 더 풀어도
시험지 결과가 금방 좋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 시기가 지나고
중등 이상이 되면, 배우는 범위와 깊이가 현저히 차이난다. 공부력
이 형성되지 못한 학생의 경우 단지 공부머리만 가지고는 중등 교육
을 따라가기 어렵다.
특목고에 입학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
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 대해 비판적 시선이 지배적
이다.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과도한 선행학습이다. 그리고 선행
을 위한 사교육비 지출이 과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다른 시
선으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특목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모두 과도한 선행학습 때문
에 불행하고, 올바른 인격 형성을 못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
중 대부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심지어 공부를 즐긴
다. 그들에게 선행은 과도한 학습이 아니라, 더 넓고 깊은 호기심을
채우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억지로 공부에 끌려가며 괴로워하는 아
이와 배우는 과정을 즐기고 더 나아가고자 하는 동기가 가득한 아이
의 차이는 공부력에 있다.
철수와 영수가 있었다. 둘 다 지표상으로 보면 공부를 잘했다. 수
행평가도 모두 만점이었고,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둘 다 최상의 결
146 5장 엄마 대화는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