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P. 9

리는 몇 시간 동안 한 단계 한 단계 행동 계획을 세웠다. 그러
          다가 모임이 한창일 때 한 교사가 불쑥 꺼낸 말에 모두가 숙

          연해졌다.
            “그 가족분들은 지금 무엇을 상실했는지도 이해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이런 현상은 재난 앞에서 흔히 나타난다. 전 백악관 보좌관
          앨리사 마스트로모나코Alyssa Mastromonaco는 대규모 인원이 과

          부하 상태일 때 효과적인 정부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

          했다.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하고 며칠이 지난 뒤의 일이다.
            “지금 당장은 다들 살아남아서 기쁘고 가족이 안전하다는

          소식에 안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틀쯤 지나면 다들 이렇

          게 말할 것입니다. ‘빌어먹을 어떻게 된 거야? 난 집으로 돌아
          가고 싶다고!’”



            몸은 기억한다. 상처의 기억이 몸속에,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픈
            감정에, 면역계와 신체 질환에 새겨진다. 이렇듯 몸과 마음의

            소통이 감정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면, 치유의 의미는 대대적
            으로 바뀌어야 한다. … 회복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 곧 자기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은 상태다. 다시 말해서 과부하에 걸리거
            나 분노나 수치심, 좌절감 없이도 자기가 느끼는 바를 자유롭
            게 느낀다는 뜻이다.



          34
   4   5   6   7   8   9   10   11   12   1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