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P. 10

- 베셀 판 데 콜크Bessel van der Kolk 박사,
                       외상센터 설립자이자 의료책임자.


                  과부하가 지속될 때 자기가 어디쯤 있는지 알아채는 능력
               을 기르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내 동료는 어린 자식한테서

               “엄마, 얼굴이 왜 그래요?”라는 질문을 받고서야 내면의 허우

               적대는 상태가 겉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 역시 얼마나 과부하에 걸렸는지 깨닫지 못해 놀랄 때

               가 많다. 한번은 딸의 농구경기를 보러 가서 유독 열띠게 응원

               하는 구역에 앉았다. 마침 나는 지역의 총격 사건들로 받은 상
               실감에 무너진 사람들을 연일 만나던 때였다. 피곤한 줄은 알

               았지만 얼마나 신경이 날카로워졌는지는 미처 몰랐다.

                  1쿼터가 시작하고 얼마 후 요란하게 응원하던 사람들이 누
               가 슈팅하려고 뛸 때마다 “막아!”라고 외쳤다. 그 말에 심장이 빨

               리 뛰고 몸에서 열이 났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혼자 중얼
               거리는 등 아는 방법을 모두 시도해보았다. 결국 2쿼터에는 경

               기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자리로 옮겼다. 간혹 신경계가

               흥분하면 가라앉히기 어려울 수 있다. 그날 밤 사람들은 잠자
               리에 들면서 3점 슛과 훌륭한 수비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막아!”라는 외침을 잠재우는 데 며칠이 걸렸다.





               35
   5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