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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곤란한 일이 있어 보이십니다.”
뒤돌아보니 뒷좌석에 몸집이 크고 기모노를 입은 여
자가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이 새하 지만 아직 젊고 생
기 넘치는 얼굴로 수상한 미소를 띠면서 노부타카를 보
고 있었다.
노부타카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뭐지?’
마치 묵직한 무언가에 몸이 눌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자는 다시 빙긋 웃었다.
“그 고민…… 해결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혹시 괜찮으
시다면 저희 가게에 한번 들러 주십시오. 그다지 번거롭
지는 않으실 겁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가게
가 있으니까요.”
“아, 아뇨. 전 지금 병원에 가는…….”
여자가 물끄러미 노부타카를 바라보았다. 순간 노부
타카는 머릿속이 텅 비어 버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
미 버스에서 내리고 있었다.
노부타카는 그대로 여자 뒤를 따라 좁고 어두운 골목
으로 들어섰다. 골목 안에는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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