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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게끔 상황을 몰아갔다. 만약 8번 배심원이 처음부터 일방적
인 설득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면 아마도 소년의
유죄판결을 막지 못했을 것이다. 사건의 내막과 증거를 하나하
나 짚어보며 다른 배심원들의 공감을 이끌었기에 반전을 만들
수 있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완성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크리
에이티브 역시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 끝에 얻어내는
결과물이다. 과정이 생략되면 결코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
다. 열두 명의 성난 광고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나아가 수천수
만의 소비자를 움직여 우리가 광고하는 제품을 사게 만들어야
한다. 이들을 설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감대를 심어주는 것
이다. 따라서 광고를 제작할 때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기
발하기만 한 아이디어를 보여주기보다는 소비자의 공감을 사
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인다.
내가 아주 오랫동안 담당한 광고주 중 하나로 KT가 있다. 아
트 디렉터로 일한 시기까지 합치면 무려 10년이다. KT는 성별,
연령을 막론한 전 국민이 타깃인 브랜드인 만큼 남녀노소 누구
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담는 게 중요했다. 실제로 당시에 좋
은 반응을 얻었던 광고들을 되돌아보면 공감대가 높은 정서를
046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