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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덴 성공했는지 몰라도 나한테는 안 통해요! 그 소년은 유죄
                    입니다. 다 잡은 범인을 놓치게 생겼어요!”

                      3번 배심원의 말을 들은 8번 배심원은 침착하게 대꾸한다.

                      “당신이 무슨 사형집행인이라도 됩니까? 직접 사형 집행 스

                    위치를 누르겠다는 뜻이에요? 스위치를 누르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군요. 처음부터 무슨 정의의 수호자인 양 굴더니 사실은

                    사적인 감정 때문에 소년이 죽기를 바랐던 거군요. 사디스트….

                    쯧쯧.”

                      8번 배심원의 비아냥에 완전히 이성을 잃은 3번 배심원은 잔
                    뜩 흥분한 채 소리를 지른다.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릴 거야!”

                      이 순간 8번 배심원이 느꼈을 희열이 내게도 생생히 전해졌

                    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한다.
                      “설마, 정말로 날 죽이겠다는 뜻은 아니시겠죠?”

                      3번 배심원의 표정이 어땠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될 것

                    이다. 그는 자기가 놓은 덫에 걸린 셈이 되었다. 그의 논리대로

                    “죽여버리겠어!”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소년이 살인자라면 자
                    신 역시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8번 배심원은 3번 배심원 스스로 소년이 무죄임을 납득할 수







                    순수한 마음                                           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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