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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달리 난해한 질문으로 사람의 심리를 압박하면서 이론적

                   지식을 검증하지 않고 실무 능력과 직결된 질문만 했다. 긱스터
                   는 커티스가 회사 문화와 잘 맞는지,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팀원

                   들과 잘 협력할지를 따질 이유가 딱히 없었다. 긱스터에 합류한

                   다면 어차피 혼자서 작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 보유

                   한 능력만이 중요했다.

                     커티스는 “[어떤 코드를] 실행해야 할 때 어떻게 하겠습니
                   까?”, “그런데 그게 안 통하면요?” 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런 문제

                   라면 얼마든지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당연히 면접은 대성공이었

                   다. 7.7퍼센트에 불과한 합격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제 그

                   는 ‘직업인 듯 직업 아닌 직업’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해야 했다.
                     긱스터에 등록된 프로그래머들은 스타트업의 프로젝트에 투

                   입됐다. 하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회사가 대박을 터트린다고

                   하더라도 자기 손에 큰돈이 떨어지는 일은 기대할 수 없었다. 사

                   실 많은 사람이 그런 일확천금의 가능성 때문에 신생 기업에 매
                   력을 느낀다. 어디까지나 회사 지분을 보수의 일부분으로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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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인데도 말이다.  어쨌든 커티스는 긱
                   스터에 합류하는 게 종일 사무실에 앉아서 억지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는 잘 알지도 못하는 프리랜서 중개 업체의 장밋빛 약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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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교대근무도, 상사도, 제약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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