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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는 번화가로 걸어 나갔다. 정장 차림의 신사들을
                 스치고 높은 유리문을 지나서, 마침내 조용한 엘리베이터에 올

                 랐다. 미끄러지듯 위를 향하던 엘리베이터는 조용히 멈춰 섰

                 고, 우리는 복도에서 잠시 기다린 후 회사 중역들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내 기억에 따르면 그곳은 은행이었는데, 바닥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두툼한 카펫이 깔려 있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에는 ‘팀’이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
                 다.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을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팀

                 은 한 사람씩 힘차게 악수를 나누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그의 눈에서 우리를 향해 뿜어내는 열의를 읽을 수 있었

                 다. 그가 물었다.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우리 중 한 명이 “네”라고 대답했고 나머지도 고개를 끄덕

                 였다.

                   “아무도 여러분을 막을 수 없어요. 누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
                 면 그냥 무시해버려요. 성공하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

                 히 일하면 돼요.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이죠.”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었고, 그래서 나도 그렇게 믿
                 기로 했다.

                   그의 말이 옳았다. 공공 임대주택에 살던 내가 장학금을 받

                 아 대학교를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따고, 사업을 구상하고,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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