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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자들은 정부의 규모를 확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세금을 줄이거나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과연 ‘엘리트들’이 우리의 삶을 둘

                 러싼 규칙을 정할 자격이 있냐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다. 이들은 국민들이 지금까지 속임수에 걸려 성공의 기회를

                 박탈당했고 미디어가 그 농단의 공범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고

                 통 받던 자에게는 안락을, 안락했던 자에게는 고통을 주고 권
                 력의 온상을 불태워버리겠다고 약속한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포퓰리스트들을 공격하고, 조롱하고,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상대해야 하는 사람

                 들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고, 또 많은 사람이 ‘세계주의’

                 와 ‘세계화’ 때문에 자신의 삶을 망쳤다고 믿고 있는 현실 역시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재

                 주가 있어 모범 시민이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권력을

                 등에 업은 도둑, 혹은 탐욕에 눈이 먼 도둑에게 맞서야 한다는
                 분열의 이미지를 그럴싸하게 제시하면서 ‘우리 대 그들’의 구

                 도를 만든다. ‘그들’은 국가와 시점에 따라 부자나 빈자가 될 수

                 도 있고, 외국인이 될 수도 있고, 소수 종교·인종·민족 집단
                 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라이벌 정당의 지지자가 될 수도 있고,

                 국내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정치인, 은행

                 가, 기자가 될 수도 있다. 그 표적이 누구든 간에 이것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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