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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기진맥진하며 뒷산 꼭대기를 다시 찾은 것은 햇살이 뜨

                         거운 어느 5월이었다. 그런데 어느 나무 아래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는 배낭에서 녹색 군용 접이식 삽을 꺼내 이곳저곳을
                         파보기 시작했다. 삽 끝에 나무 상자의 느낌이 닿기를 바라면서.

                         근처에서 정자 보수 공사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이 넓은 땅에 천

                         연두로 얽은 자국처럼 여기저기 구멍을 내고는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하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제 서른 살이 눈앞인 그는 정

                         신없이 어린 시절을 팠다.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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