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P. 12
역시 태어나서 가장 멀리 간 곳이라고는 베이징이 전부여서 지극
히 상투적인 대답만 들려주곤 했다.
“달콤한 석류가 나는 신장은 어디야?”
“대추가 열리고 사막이 있는 곳이지.”
“주먹만 한 사과가 나는 허난성 河南省 은?”
“허난 사람 중엔 사기꾼이 많아.”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있는 두리안이 나는 광둥성 廣東省 은?”
“거기 사람들은 움직이는 거는 다 먹어.”
이런 식이었다.
샤오샤오에게는 너허에서 먼 곳이라면 어디든 매력적인 도시
였다. 너허는 정말 할 일이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너
허는 지금보다 더 작은 도시였다. 거리에 자동차도 몇 대 없었고
중앙교차로에 신호등도 한 대뿐이었다. 사람들은 신호등 한 대만
있는 그곳을 ‘중심가’라고 불렀다.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있던(지
금도 여전히 인기 있는) 음료는 끓인 콜라였다. 10대 아이들은 몸을
데우기 위해 주전자에 콜라를 펄펄 끓여서 따라 마셨다. 보다 나
이 든 사람들은 수수나 쌀을 발효시켜 만든 독한 술인 바이주 白酒
를 마셨다. 바이주는 성질 급하고 어마어마한 주량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북서 지방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술이다. 헤이룽장
에서 겨울을 보내며 유일하게 즐길 거리라고는 음주와 싸움뿐이
었다. XIAOXIAO 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