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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본 동네는 대부분 5층 이하의 빌라들로 구성된 빌라촌이었
                          습니다. 아파트가 있다 해도 6층을 넘겨서 아파트라고 부를 뿐 빌라와 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여러 집을 봐도 내부구조가 마음에 안 든다

                          든지, 햇볕이 안 든다든지, 엘리베이터가 없다든지 단점만 눈에 띌 뿐 아이
                          들을 키우기에 적당한 집이 없었습니다.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예 건물을 사는 건 어떨까?




                            마음에 쏙 드는 집이 없자 이참에 대출을 끼고 건물을 통째로 사면 어떨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양재동은 제가 입사하고 10

                          년이 지나는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동네 밥집 같은 식당들만 있을

                          뿐,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와도 딱히 가고 싶단 생각이 드는 음식
                          점이 없었죠. 손님이라도 오시는 날에는 먼 곳까지 나가야 했고요. 남편과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분식 체인점이나 샤브샤브 같은 깔끔하고 맛있는 음

                          식점을 열면 잘될 거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회사 동료들도 젊은 여자들
                          이 좋아하는 스파게티나 쌀국수를 파는, 이색적이고 깔끔한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고 종종 말했지요.

                            왠지 이번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 같았습니다. 농담처럼 말하던
                          깔끔한 식당! 이왕이면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맘 편히 살 수 있는 집도 있

                          고 가게도 있는 건물을 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돈은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모아둔 현금

                          3억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상속분으로 약 3억의 현금이 생길 예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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