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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이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세상이 무너진다. 2008년에도 미국의 서브프
                       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도달하기 전날까지

                       부동산 시장은 뜨겁게 돌아가고 있었다. 2003년 버블세븐(강남 3구, 목동, 분당, 평

                       촌, 용인)을 잡기 위해 시행했던 양도세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 LTV 강화 등에도
                       끄떡없던 부동산 시장이 바다건너 먼 나라의 영향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이렇게 부동산의 사계절을 다 겪고 나서 2010년에 나는 경매를 처음 알게 되
                       었다. 숱하게 지나쳤던 부동산의 여름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겨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름은 생각보다 더 덥고 겨울
                       역시 생각보다 훨씬 춥다.




                         여름 감기가 더 지독하다



                         2017년은 부동산에 아주 무더운 여름이었다. 돌이켜보면 2014년 이후로 쭈
                       욱 여름이었다. 긴 겨울을 보내면서 움추린 건설회사들이 공급을 하지 않아 집

                       이 부족했고,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서 집이 더 부족해졌다. 그 여파로 집값은
                       계속 올랐다. 전세도 부족해서 전세가가 수십 개월 동안 오르기만 했다. 사람

                       들은 너나없이 분양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분양권을 전매해서 한몫 보는
                       사람들이 늘자 정부는 실태조사에 나섰다.

                         부동산의 여름에는 집 사서 대박난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
                       니다. 여름에는 투자자들 모두 행복하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가을을 건너

                       뛴 겨울이 올 것이다. 예외는 없다. 어찌하랴, 그저 어느 때 겨울이 닥쳐오더라

                       도 견딜 수 있게 두툼한 외투를 준비하는 수밖에.









                020    이제, 돈 되는 경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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