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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짜리 꼬마였을 때 나는 벌레 먹는 것을 좋아했다. 그 무렵 우리 가족
은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에 위치한 사가포낵 Sagaponack 이라는 마을의 작
은 회색지붕 집에 살았다. 사가포낵은 시네콕 인디언의 언어로 ‘커다란
땅콩의 고장’이라는 뜻이다. 우리 집 주변은 동서남북 모두가 끝도 없이
펼쳐진 감자밭이었다. 나는 그곳을 빨간 세발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세
발자전거 타는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서 마치 스쿠터처럼 몰고 다
녔던 기억이 난다. 세발자전거 바로 뒤에 서서 안장 위로 상체를 구부려
손잡이를 잡고, 왼발은 자전거 뒷부분 아래쪽을 가로지르는 막대에 올
린 다음 오른발로 바닥을 세게 차면서 앞으로 나갔다.
그때가 1960년대 초반이었고 나는 요즘 아이들보다 훨씬 자유롭게
자랐다. 사가포낵의 조용한 거리들을 혼자 누비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고 하지 않았다. 농기계를 제외하면 하루에 차가 한두 대밖에 지나가지
않는 길이었다. 아마 어머니가 도로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줬겠지
만, 어쨌든 나는 혼자였다. 내가 날마다 찾아다니는 장소들은 거의 정해
져 있었다. 맨 먼저, 우리 집에서 길 건너 대각선 방향의 하얀 지붕 집에
살던 니콜스 아줌마에게 들렀다. 아줌마는 나를 커다랗고 푹신한 의자
에 앉히고 쿠키를 하나 주곤 했다. 그 시절 나는 앞에 주름장식이 달린
원피스만 줄기차게 입었다. 하지만 팬티는 종종 빠뜨리고 다녔는데, 3살
짜리가 흔히 그렇듯 니콜스 아줌마의 의자에 오줌이라도 싸면 어쩌나
걱정스러웠다.
14 호기심의 두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