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P. 7
발전시키는 법을 찾아 헤맨다. 예전에 유명 화가 한 명이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화랑에서 자신의 그림을 볼 때마다 거
기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만 찾게 된다고. 에피쿠로스의 말이
맞다. 완벽주의란 온전한 성취감을 절대로 느끼지 못하게 하는
데는 완벽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에피쿠로스는 어떤 욕망도 갖지 않는 게 이상적인
삶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지금 가진 것,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저 만족한 채로? 성욕부터 미트로프가 먹고 싶다는 생각까지
모든 갈망을 싹부터 잘라버리라고? 그렇게 해야만 가장 행복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렇다. 에피쿠로스는 분명 그렇게 믿었으며, 이를 말로 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철저하게 실행에 옮긴 흔치 않은 철학자였
다. 섹스는 권태나 질투 같은 행복하지 않은 감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금욕생활을 했다. 부처가 하루에 곡식
한 톨로 버티던 것보다는 잘 먹었지만 빵과 물만으로 만족하고
살았으며, 정말 참을 수 없을 땐 렌틸콩 한 알을 물에 불려 특
별식을 즐겼다. 다른 여러 철학자와 마찬가지로 에피쿠로스도
이런저런 복잡미묘한 단서를 달기보다는 완벽한 대비와 대칭
의 흑백논리를 선택한 극단주의자였다. 하지만 많은 철학자들
과 다르게 자신의 철학을 그야말로 순수하게 평생 실천했다.
우리 집 개 스누커즈는 타고난 쾌락주의자로, 그럴 수밖에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