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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약해진 신라 왕실이 차츰 지방을 다스릴 능력을 잃어 가자, 각지

                      에서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어. 이들을 ‘호족’이라고 해. 호족은 군사력까

                      지 갖추고 지방에서 세력을 떨치며 백성들을 직접 다스리기 시작했어.

                         견훤도 신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보았어. 썩어 빠진 신라가 무너지고 새

                      시대가 와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며 주변

                      고을을 차례로 점령해 갔어. 그를 따르는 무리가 한 달 사이에 무려 5,000


                      명으로 늘어났다니, 당시 가장 능력 있는 장군이었던 건 분명해 보이지?

                         900년, 견훤은 오늘날 전라북도 전주인 완산주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

                      고 왕이 되었어. 나라 이름은 ‘백제’. 온조가 세운 옛 백제와 구분하기 위해

                      지금은 ‘후백제’라 하지만 당시에는 그냥 백제라고 불렀어.

                         그런데 견훤은 왜 새 이름을 짓지 않고 240년 전에 멸망한 나라의 이

                      름을 그대로 가져와 썼을까? 견훤이 나라를 세운 곳은 옛 백제의 땅이자


                      그 후손들이 사는 곳이었어. 그곳에서 백제를 부활시키겠다고 한 이유

                      는……, 그래! 그곳에 살던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려 했던 거야.

                         그 지역 사람들은 신라 사람들에게 차별 대우를 받았고, 백제에 대한

                      그리움도 여전히 갖고 있었거든. 그러니 당연히 두 팔 벌려 견훤을 환영했

                      지. 이렇게 보니 견훤은 용감하고 싸움만 잘했던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을 읽을 줄 알고, 머리도 좋았던 것 같네.


                        견훤은 나라를 세운 뒤 계속 세력을 키워 나가 오늘날 충청남도, 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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