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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234)나 메르넵타(기원전 1234~1220), 세티 1세(기원전 1220~

              1200) 시대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시기들은 여러 건축물

              과 설형문자 유물에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저 유명한 재앙들에 관한 묘사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데다 비

              슷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다. 게다가 다른 기록들을 보면 유목

              히브리족, 곧 ‘하비루’는 람세스보다 100년 앞선 아크나톤(기원전
              1377~1358) 시대에 이미 가나안을 침략하고 있었다.

                요는 천지창조와 출애굽, 광야에서의 40년, 가나안 정복 같은

              잘 알려진 유대민족의 전설을 담은 히브리어 문헌은 ‘신’이나 ‘모

              세’라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가 쓴 게 아니며, 이전에 추정됐던 것
              보다 훨씬 이후의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집필자가 작성한 것이다.

              구약성경(토라Torah)의 첫 다섯 권은 에스라 시대(기원전 4세기) 이

              후에야 한데 묶였고, 그것을 구성하는 문서는 기원전 9세기(이른바
              J 문서, E 문서)에서 기원전 2세기(P 문서)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

              다. 예를 들어보자면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한

              이야기에서 노아는 ‘혈육 있는 모든 생물을 암수 한 쌍씩’(창세기 6

              장 19~20절, P 문서, 에스라 이후) 방주에 태웠는데, 다른 이야기에서
              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창세

              기 7장 2~3절, J 문서, 기원전 800±50년) 데리고 들어간 것으로 돼 있

              다. 천지창조에 관한 이야기도 두 종류가 있다. 시기적으로 더 앞
              서는 창세기 2장에서는 에덴동산을 만들고 나서 그것을 가꿀 인간






              18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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