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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사무소와 문방구가 아니면, 감자가 갈 곳은…….
문방구 통창 너머로 차도가 보였다. 장하다는 고개를 저었
다. 겁쟁이 감자가 문방구 밖으로 나갈 리 없었다. 그런데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안 좋은 생각부터
하는 건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며 생긴 버릇이다.
장하다는 문방구 유리문 앞에 쪼그려 앉아 감자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감자 눈높이에 맞춰 유리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감자의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었다. 감자가 혀로
핥은 듯한 침 자국도 보였다. 창밖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
던 걸까?
창에 묻은 침이 아직 촉촉했다. 감자가 나간 지 얼마 안 됐
다는 뜻이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장하다는 불안한 마음
을 누르며 문방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꽤 많은 사람들
이 크리스마스를 즐기러 나와 있었다. 바깥에서 감자의 흔적
을 찾는 건 무리였다. 장하다는 감자와 자주 가던 산책길을
따라 달리며 감자를 애타게 불렀다.
“감자야, 장감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장하다를 힐끔댔지만 신경 쓸 틈이 없
었다. 분식집과 편의점, 약국을 지나 용이반점 왼쪽 골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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