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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뮌헨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이직해 있던 알츠하이머는 병

               리학적 검사를 위해 아우구스테의 뇌를 확보했다. 현미경으

               로 보니 뇌 바깥층의 신경세포들 사이에 어두운색의 입자들
               이 있었다. 신경세포들 내부에는 또 다른 유형의 어둡고 더

               작은 입자들이 엉켜 있었다. 이것들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알츠하이머병의 신호로 여기는 뇌 속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와 미세신경섬유 뭉치다. 이 신경퇴행성 질환에는 이런 병변
               들과 치매의 한 유형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힌 의사 알츠하이

               머의 이름이 붙었다.

                   아우구스테 D는 알츠하이머 박사를 만나고 겨우 5년 뒤
               에, 남편이 기이한 행동을 처음 눈치챈 지 8~9년쯤 만에 사

               망했다. 아우구스테의 진단과 죽음 이후로 100년 넘는 세월
               이 흘렀지만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후 사망까지 걸리는

               일반적인 시간은 아직도 약 8년으로 그대로다.
                   그것은 내가 신경과 전문의로서 보낸 25년 동안 만난 알

               츠하이머병 환자 대부분의 예후이기도 했다. 증상을 보인 환

               자들이 내게 온 무렵이면 대체로 병은 이미 의학이 손쓸 수
               없는 단계로 진행된 뒤였다. 오늘날 신경과학은 눈에 띄는 인

               지 증상이 나타나기 최소 10년, 어쩌면 20년 전에 알츠하이

               머병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는 정도까지는 발전했다. 이제
               던져야 할 질문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개될 병리학적 변





               프롤로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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