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P. 9
와 번쩍거리는 조명 아래 들뜬 모습으로 돌아다닐 것이
다. 그 손님들을 안내하는 일이 〈천옥원〉 직원의 역할이
다. 유고도 직원 중 한 명이다.
다람쥐 인형 가면을 쓰고 의상을 갈아입으며 유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수천 번도 넘게 후회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카이도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는 게 아니었다. 티켓 따
위 받는 게 아니었다. 제일 후회되는 건 〈천옥원〉에 있는
게임 가운데 하필 〈거미줄 사격왕〉을 고른 것이다. 〈거미
줄 사격왕〉은 커다란 거미줄 모양의 틀에 밧줄로 칭칭 감
겨 매달린 여러 가지 경품을 장난감 공기총으로 맞혀 떨
어트리는 사격 게임이다. 가끔 가짜 거미가 굼실굼실 기
어 나와 밧줄을 흔들거나 경품 자리를 바꾸며 훼방을 놓
기 때문에 쉽지 않다.
유고는 어려운 줄 알면서도 〈거미줄 사격왕〉 게임을
골랐다. 경품 중 하나인 인기 애니메이션 ‘검투사 왕’의 코
스튬 플레이 세트를 꼭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원이 장난감 공기총과 코르크 총알이 가득 든 작은
양동이를 건네주었다. 유고는 콧숨을 거칠게 뿜으며 〈거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