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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이 변화하거나 형광작용을 나타내는 물질들을 방사능 radioactiv-
             ity(또는 방사성 물질 radioactive substance), 이 물질에서 나오는 빛을 방사

             선 radioactive ray이라고 최초로 명명했습니다. 방사능은 화학 작용에
             도 쉽게 변하지 않을뿐더러 방사성 물질의 양에 따라 방사선이나

             열을 방출합니다.
                  마리 퀴리가 연구한 대표적인 방사능인 라듐 radium은 어둠 속

             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독특한 형광 성질로 당대인들을 매
             료시켰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방사능의 위험이 알려지지 않았

             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라듐을 섞은 도료로 야광 시계나 조종판을
             만들고 야광페인트로 만들어 사용했지요. 그러나 10년도 안 되어

             라듐이 인체에 누적되며 나타나는 악영향이 밝혀졌습니다. 라듐
             을 분리해 연구하던 마리 퀴리와 남편 피에르 퀴리 Pierre Curie(1859년
             ~1906년)가 방사능의 위험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방사능에 많이

             노출된 뒤였죠. 그들은 60대부터 골수암, 백혈병 같은 여러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라듐을 발견한 순간을 기록한 연구 노트는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어 차폐되어 보관 중이죠.
                  1890년대에 이미 과학의 모든 것이 규명되었고 새로운 것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던 과학자들에게 X선과 방사능의 발견은 가
             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런

             발견은 원자에 관한 지식이 부족했던 당대의 화학반응 이론으로
             는 설명하기 어려웠죠. 물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분자나 분자 사이

             의 상호작용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원자 내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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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과학의 새로운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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