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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코는 큰 고민 없이 숙모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일
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됐지만 숙모가 하는 유치원이라 다
른 곳보다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그러나 유치원 아이들은 히메코를 잘 따르지 않았다.
히메코는 선생님으로서 갖춰야 할 실력이 한참 부족하고
서툴렀다.
물론 히메코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딱히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도 없었으니, 그저 운이 없다며 푸념
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계속 이런 식이면 우리 반에서는 합격자가 한 명
도 안 나올 거야.”
이솜 유치원의 선생님들에게는 자기 반에서 명문 초등
학교 합격자가 몇 명이나 나오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선생님들은 합격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력을 인정받
기 때문이다.
욕심이 많은 히메코는 누구보다도 인정받고 싶었지만,
열심히 하려는 이유는 또 다른 데 있었다. 바로 동료인 마
키코 선생님이다. 마키코에게만은 절대 지고 싶지 않다.
히메코와 동갑인 마키코는 진달래 반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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