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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할 때마다 의문이 든다. 낯선 장소와 제대로 조우하지 않는

               다면 과연 자아를, 내 삶의 위치를 제대로 성찰할 수 있을까? 만
               약 낯선 장소를 경험하면서 그곳을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나의

               장소와 그곳의 다름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나 자신으로

               향하는 성찰의 무게가 달라지지 않을까?





                            ‘여행하는 자’와 ‘여행되는 것’




                   여행은 ‘여행하는 자’와 ‘여행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여
               행하는 자인 나는 내 삶의 터전을 떠나 여행지에 펼쳐진 색다른

               경관과 사람들을 마주한다. 여행되는 것이란 바로 여행지의 경

               관과 사람들이자 새로움과 낯섦의 원천이다. 여행되는 곳은 그
               들의 삶터이고 그들의 문화가 펼쳐진 곳이다. 여행하는 자를 위

               해 존재하는 단순한 무대나 소품이 아니다.

                   한때 자아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인도
               가 떠오른 적이 있다. 인도 문화에서 중요한 요가와 명상이 자

               아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일부 여행가들의 주장이 일반인들
               의 호응을 얻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요가와 명상으로 자기

               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온전한 자아를 찾는 데 필요충분조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나’는 발견된다_이영민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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