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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남북한 간 이념 대립이 자국의 국제정치에 투영됐던 제3세계
국가에서는 분단된 한반도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여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현지 주민들의 이러한 분단 인식을
경험할 때 비로소 우리가 생각보다 위험한 현실에 처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중국 북동
부의 끝자락에서 두만강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면서 한국이 어
떤 곳인지, 한국인이 누구인지 비로소 확인한 것처럼.
이런 매력 덕분에 낯선 곳이 예측하기 어렵고 두렵다고 해
도 경계 넘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두려움과 어려움을 극복하려
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해서 여행의 즐
거움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늘 떠나는 것을 꿈꾸고 실천
하는 존재만이 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도 낯설게
그런데 꼭 멀리 가야만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을까? 내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어 모든 것이 낯익은 또는 낯익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삶의 터전에서는 여행이 불가능할까? 만약 일상의 낯
익은 것들을 일부러 낯설게 바라본다면, 낯익은 것들 속에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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