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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지나치는 평범한 경관들과 그 속에서 각자 치열하게 살아가
는 사람들은,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하게 보일 뿐
이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향기를 내뿜고 있지만, 나 자신도 그
일원이기에 그 향기에 둔감하게 살고 있을 뿐이다. 내 삶의 터
전 역시 이 세상의 다른 수많은 장소와 결코 똑같지 않은 독특한
경관과 사람들로 구성된 딱 하나뿐인 곳이다.
자, 이제 오늘도 내가 일상생활을 하는 바로 이곳에서 연습
삼아 한번 여행을 떠나보자. 그동안은 무심코 오가던 여정에서,
오감의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낯익은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연
습을 해보자. 사실 여행은 별것이 아니다. 멀리 떨어진 저곳에
서나 가까운 이곳에서나 낯선 것들은 당연히 낯설게 바라보고
낯익은 것들도 낯설게 바라보면서, 그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의미를 끄집어내 생각해보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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