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P. 18
에 서울 집값 침체기가 길었으니 아파트로 시세차익을 보는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보다는 월세 수익률이 높은 지방 아파트에 투자해서
‘월급만큼 월세 만들기’ 책이 많았다.
종잣돈을 모으라는 책은 “신용카드를 잘라라. 통장을 목적에 따라
나누어라. 보험에 가입해라. 대출은 빨리 갚아라.”라는 내용 위주였
다. 책을 읽고 나면 나 역시 ‘저축해야겠네. 대출이자는 최대한 빨리
갚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경험담만 잔뜩 있는 책은 읽어봤자 그래서 뭘 어쩌라는 것인지 도
통 알 수가 없었고, 월세투자 이야기는 고생하는 것에 비해 월세 수
입이 너무 적어 보였다. 월세는 10만원, 20만원 들어오는데 지방까지
오가며 직접 청소, 도배나 페인트, 수리까지 하는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였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뭘 모르던 시절에는 도움되는 책을 찾아 읽을 줄조차
몰랐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나와 남편이 일만 열심히 해도 충분히 잘
먹고 잘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깔려 있었다.
서울에 집장만이 소원인 선배 한의사
내가 서른 살 때 한 선배 언니가 이런 말을 했다. “내 소원은 서울에
집 한 채 갖는 거야.” 당시 그 선배 나이는 마흔이었고 직업은 한의사,
남편은 변호사였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도대체 왜 한의
사, 변호사 부부가 여태껏 서울에 집 장만을 못 해서 소원이 집 사는
20 나는 학벌보다 돈이 좋습니다만
학벌보다돈이_책.indb 20 2022. 1. 18. 오전 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