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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적이 있었던가. 남들에겐 친절한 삶이 나에게는 가혹하게 굴었다. 왜

               그런지는 물론 알고 있었다. 가난하기 때문이었다.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 주제넘은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일까. 또래보다 일찍 돈을 버니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자만했기 때문일까. 사실 부자는 못 돼도 집 한 채,
               차 한 대 소유하고 주말을 즐기며 사는 정도는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런

               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나로서는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너무나 당연

               하게 여겼던 평범한 삶조차 나 같은 흙수저에겐 꿈같은 일이라는 게, 놀

               라웠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병상에 누워 많은 생각을 했다. 그
               리고 결국 인정했다. 내가 실패했음을 인정했고 나는 부족한 인간임을

               인정했다. 그러자 홀가분했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도 자연스레 멈춰

               졌다. 못나면 못난 대로,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나를 존중해주기로 했

               다. 금수저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돈이 있기에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을 시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더욱더 치열하게 부동산
               경매에 매진했던 것 같다. 금수저 부모를 만나지 못했으니 나 스스로가

               금수저가 돼야 했다.







                                그날 내 인생이 바뀌었다



                 처음 월세를 받던 날을 기억한다. 그날 내 인생은 과거와 이별을 고했





                                                                   프롤로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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