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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영하던 카페 이름인 ‘조말순’은
엄마의 이름이다.
예상 가능한 대로 막내라서 조말순이었다. 처음 가게를 하기 전, 갱년
기 엄마의 자존감을 찾아드리기 위해 엄마가 잘 만드시는 몇 가지 품목
을 병에 담아 플리마켓을 나가보기로 했다. 이왕 하는 거 디자이너로
일해본 경험을 살려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라벨도 만들어 붙여보자고
했다. 정작 엄마 본인은 싫어하던 이름 그대로를 아주 심플하고 귀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재미와 엄마의 부끄러움을 더해 몇 가
지 품목을 들고 플리마켓에 나갔고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한두 번
나가고 끝날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왔다. 1년 정도 그렇
게 보내다 엄마의 이름으로 작은 카페를 열기로 했다. 음료 메뉴를 몇
가지 넣고보니 내가 먹을 밥도 있어야겠다 싶어 밥 메뉴도 넣기로 했
다. 그렇게 카페 조말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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