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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이 바쁜 빚쟁이
미니멀유목민 이전의 삶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일은 내 특기이자 장래 희망이
었다. 쉼 없이 꿈을 좇았던 10년 동안 기타가 많을 때는 5대
까지 있었고, 연주 장비와 앰프, 공연 의상까지 더하면 트럭
한 대 분의 짐이 있었다.
짐이 트럭이라면 걱정은 산더미였다. 각자도생해야 했
던 부서진 울타리 같은 가정환경으로 인해 싹튼 불안한 미
래, 의심스러운 재능, 성급한 출세욕 때문에 나는 자주 비관
에 빠졌다. 나보다 덜 노력하면서 나만큼 쟁취하는, 하지만
욕심 없는 친구들은 다 유복한 도련님이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내 시선은 그 정도로 왜곡돼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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