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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결정해야 하는데, 경험이 적으니 스트레스만 쌓이기 일

             쑤입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상황에서 스트레스

             를 크게 받습니다. 여기에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결과에 대한 압

             박을 받으면 본인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
             람들은 스스로 계획을 잘 세워서 실행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

             다고도 생각합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성적이라도 괜찮아서 희망
             이 있었지만, 대학교나 대학원 이후로 어려움을 겪으면 재기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이렇게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휴학

             이나 자퇴, 아니면 다른 길을 모색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요.
                이러한 스트레스가 겹겹이 쌓이면 우울해지고 심각한 경우

             에는 자살을 지속적으로 떠올리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는 몇 년

             후를 떠올리며 막연하게 고통을 참아왔다면 이제는 무엇을 꿈
             꾸며 살아야 할지조차 모호합니다. 결국 고통이 일상이 되어 차

             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지요.

             이들의 왜곡된 사고에서는 자살이 합리적인 판단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저는 내담자들에게 얼핏 그럴듯해 보이는 이 판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합니다. 만약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

             는 불치병에 걸려 통증이 심하고 정신도 흐려져서 자신의 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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