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P. 22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의
필수불가결한 아픔
코로나19로 뒤숭숭했던 2020년 11월 어느 목요일 점심시
간에 저는 말기 암환자인 누나의 임종이 다가온다는 전화를 받
고 검은 정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심리사가 다
급한 목소리로 저를 찾았습니다. 자살 시도 중에 구조된 학생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학생은 자살 시도를
망설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심히 지나치던 중
에 그의 불안한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하던 몇몇 학생이 위험한
순간을 막아냈습니다. 낯선 타인을 공들여 관찰하고 사고를 막
아낸 학생들은 생명을 구한 의인입니다.
그 학생은 말도 잘 못할 정도로 몸이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혹시 죽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물으니 고
일상의균형을무너뜨리는마음속굳어진틀찾기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