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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훼손된다고 느낀다면 죽음을 합리적인 판단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
               지요. 그런데 실패로 인한 무력감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신

               체가 멀쩡한 사람이 이 고통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

               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종착지가 아니라
                   경유지라고 생각하기



                   자살을 생각했다는 학생을 만난 다음 날 누나는 결국 제 곁

               을 떠났습니다. 그사이 어렵게 입원한 학생이 병동에 있기가 불

               편하다며 부모와 함께 퇴원하기로 결정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
               다. 자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 부모도 학생의 뜻에

               마지못해 따른 것 같았습니다. 월요일 아침, 어머니 연락처를

               알아내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학교로 바로 복귀하겠다는
               조바심이 이 병의 증상일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자

               녀의 쫓기는 마음’을 따르지 말고 ‘자녀를 올바르게 보호하는
               마음’을 부탁하니 이해한 것 같습니다.

                   몇 해 전, 한 로스쿨 학생의 자살에 관한 기사가 났습니다.





               일상의균형을무너뜨리는마음속굳어진틀찾기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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