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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의 웹툰은 또 많은 것을 ‘파괴’하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컷과 컷을 이어주던 네모 칸의 파괴였다. 강풀의 웹
툰을 처음 보면 마치 등장인물들이 화면에 둥둥 떠 있는 것처
럼 보인다. 웹툰 이전 세대에게 만화란 네모 칸에서 네모 칸으
로 연결되는 이야기였는데, 그것은 고정관념이었다. 강풀의
만화를 보면 네모 칸이 없어도 이야기의 흐름에 전혀 지장이
없다. 그로 인해 네모 칸이라는 것이 틀에 박힌 형식에 불과하
며 만화의 재미를 느끼는 것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국만화는 강풀로 인해 비로소 형식의
파괴가 이루어졌고, 그것은 새로운 창조를 불러일으키는 계기
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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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그리는 도구에서도 파괴가 이루어졌다. 기존의 만
화는 종이, 연필, 펜, 잉크, 스크린톤으로 만들어졌다. 만화원
고지라는 종이에 연필로 콘티를 잡고 밑그림을 그린 후에 펜
으로 선을 그리고 잉크로 먹칠을 했다. 마지막으로 지우개질
을 한 후 스크린톤을 붙여서 효과를 냈다. 공정이 이렇게 복
잡하다 보니 혼자서 작업하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만화가 화
실에는 꼭 문하생(스승의 문하에서 가르침을 받는 제자)이 있었
다. 문하생은 작가의 작업을 보조하면서 만화를 배웠다. 배우
는 입장이라 월급도 없이 먹칠, 지우개질과 같은 뒤처리나 잡
일을 도맡아 했다. 지금의 눈으로 보기에는 불공정한 일이지
1장 웹툰 기본 상식 03 만화와 웹툰의 차이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