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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대표’가 되다
첫 스타트업은 2011년에 시작했다. 데이터 기술 기반의 서비스
스타트업이었다. 페이스북 같은 일종의 소셜 미디어를 불특정 다
수에게 서비스했다. 당시만 해도 창업 붐이 일기 전이었고 지금
처럼 다양한 서비스들이 한국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기존 소셜 미
디어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생각에 소
셜 서비스라는 아이템을 선택했다. 그렇다. 아주 이상적인 목표
로 시작했다.
첫 직원들 급여일에 정상적으로 월급이 이체된 날 만감이 교
차했다.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조직을
따르던 사람에서 조직을 이끄는 대표가 되었다. 이제 변명은 통
하지 않고 결과로만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회사에서
하는 결정은 오롯이 나의 의지였고, 그 결과는 날것 그대로 세상
에 공개되었다. 영화에 비유하자면 화려한 미래를 그리는 판타지
물에서 현실의 다큐멘터리로 분야가 확 뒤바뀐 느낌이었다.
그렇게 사업을 이어가다 추후 B2B(기업 간 거래)로 방향을 전환
했다. 우리가 제공하던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라는 반응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서비스는 사용자
에게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서비스’였다. 그렇지만 기
술 자체는 활용도가 많았고 우리를 찾는 기업 고객들이 꽤 있었
018 … 스타트업 CEO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