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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인간의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서 신처럼 세속을 초월한 존
재를 이용했지만 종교 자체가 세속을 초월한 것은 아닙니다.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은 서로 용서하고
도우면 복리 후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에
서 자비와 인간애를 말하지만 어떤 종교든 최종 목적은 후생 경제입
니다. 공리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생산이나 장사 같은 경제 활동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여러 사
람으로 구성된 집단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집단이 혈연 중심의
부족이나 씨족 단위로 구성됩니다. 더 많은 풍요를 찾아서 경제 활
동 규모를 크게 만들려고 할 때 광범위한 집단을 구성하기 위한 공
통 이념으로서 종교가 필요합니다.
국가라는 근대 개념이 없던 시대에 종교가 초창기 집단의 구성
이념이 되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종교는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생겨났고 경제 활동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념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경제의 일환이고 본질적으로 세속 생활 그 자체인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종교는 경제 문맥에서 볼 때 그 본질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종교를 논리 규범이나 신학 이념으로 붙잡고 있는 한
그 본질은 보이지 않습니다. 요약하면 종교는 부의 분배에 관한 처
세술 같은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무슨 불경한 말을!”이라
고 질타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21 신이 만든 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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