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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그 사람과 나’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 갑자기 들이친 비바람
에 창문이 깨지고 천장에 비가 새면 화도 나고 번거롭지만 비바람
을 욕하지 않는다. 비바람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저 다음 날 해
가 뜨면 빨리 보수하고 잊을 뿐이다.
반면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으면 그의 성격부터 됨됨이까지
얼마나 나쁜지 욕하다가 그 사람과 악연을 형성한다. 정확히 말하
면 ‘상황(환경)과 나의 관계’를 ‘그와 나의 관계’로 불렀기 때문이
다. 그러면 빨리 잊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시간도 늦어진다. 좋
은 운이 와도 보일 리 없다.
악연이 형성되면,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그 사람을 만나도 당연
히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른다. 그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긍정
적인 마음이 사라지니 좋은 운을 부를 확률이 줄어든다. 그 사람이
내게 준 피해를 예측 못한 비바람으로 여겼다면 없었을 불운의 씨
앗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의 됨됨이에 의문을 품지 않으려 노력한
다. 그저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불시의 자연재해로 보려고 한다.
상대방을 환경으로 보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남에게 잘
해줄 때 기대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회사 후배가 성장하도록 잘
지도하는 두 사람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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