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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품을 압도한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계약조건을 완전히 충족
한 셈이다. 곧이어 피렌체 시청사에 <다비드> 상을 세운다.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로 쓰러트린 소년 다비드(다윗)가 지금껏 작은 크
기로 묘사되어온 전례를 깨고, 그는 무려 5미터에 육박하는 압도
적인 크기로 위풍당당한 미를 갖춘 영웅으로 완성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소년이나 다비드의 존재감은 거인, ‘일 기간테(Il Gigante)’
였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의 명성은 피렌체를 넘어 이탈리아 전역에 퍼져나갔
다. 일찌감치 <피에타>를 보고 감동받은 로마의 교황 율리우스 2
세는 미켈란젤로를 로마로 불러서 자신의 영묘를 만들라고 지시
했다. 그 작업은 제대로 시작도 못한 상태에서 그에게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라는 주문이 왔고, 우여곡절 끝에 거의 혼자
의 힘으로 <천지창조>를 완성했다. 어떻게 그는 인류의 축복과도
같은 이런 작품들을 만들어냈을까?
변화보다 진화가 실력이다
우리는 그를 천재로 부르지만 그는 스스로를 항상 조각가, ‘스쿨
토레(Scultore)’라고 칭했다. 이런 그를 둘러싼 가장 대표적인 신화
는, 미켈란젤로에게는 대리석 덩어리 안에 잠자고 있는 형상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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