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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모습과 기분이 그려졌고, 아침 훈련에 늦으면 선배들한테

               한소리 들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아이에게는 모든 순간이 성장의 기회입니다




               제가 ‘데려다줄까?’라고 묻지 않은 이유는 교육적 효과를 노려
               서가 아닙니다. ‘한번 고생해보면 다음부터 조심하겠지’ 하는

               의도도 없었습니다. 만약 “아빠, 좀 태워주세요”라고 했다면 기

               꺼이 그랬을 것입니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아들이 예전 같으면

               태워달라고 했을 텐데 굳이 부탁하지 않은 것은 ‘이 실패를 스

               스로 겪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시련

               을 혼자 맞서고 있다는 자존심을 부모에게 보여준 것이라고요.

                 앞에서 소개한 〈엄마는 자식을 떠나보내기 위해 존재한다〉

               는 논문의 핵심은 ‘떠나보낸다’와 ‘존재한다’입니다. 부모는 아

               이를 책망하거나 어려워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가 손을 뻗으면 닿는 그 자리에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를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힘들고 안타깝겠지만, 아이는 부모가 그

               런 기분인 것도,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도 틀림없이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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