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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들에 기대고 있으며, 영혼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투사
되기도 한다. 굶주림 또는 음식을 먹는 경험은 본능에서
나오는 반면, 돈·수표·상여금 등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아이를 본능의 세계에서 떼어내려면, 적어도 무의식으로
되돌아가려는 욕구만큼이나 강력하고 신비한 구성 개념이
있어야 한다.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의 거대한 틈을, 그리고 의존
적이고 본능적인 아동의 삶과 스스로를 책임지는 성인의
독립적 삶 사이를 이으려다 보니 전통사회의 통과의례는
정교해질 수밖에 없었다. 통과의례가 제대로 작동하면 소
년은 ‘존재의 탈바꿈’을 경험했다. 과거의 자신이 죽고 다
른 존재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미
알듯 오늘날 이런 통과의례는 사라져버렸으며, 존재의 탈
바꿈이라는 경험 역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버렸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진정한 성인이라고 느끼십니까 ?”라
고 질문한다면, 많은 이들이 자신을 바보 취급 하거나 위
협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은 아마도 (사회에서) 자
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잘 알겠지만 진정한 성인이 되려
면 무엇이 필요한지는 정의하지 못할 것이며, 또한 자신
을 부분적으로 정의하는 요소들마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냈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현명한
어른’이 되어줄 사람이 더는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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