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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나 알코올중독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기업 임원
자리나 거액의 퇴직금 등을 즐기느라 그 자리를 내팽개쳤
다. 아동기와 성인기를 연결해줄 다리가 쓸려 내려가버린

것이다.
의미 있는 통과의례도, 보이지 않는 저편에는 무엇
이 있는지 가르쳐줄 현명한 어른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단서를 자신의 사회적 역할 속에서, 그
리고 근본적으로 텅 빈 자신의 역할모델 자리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영혼의 아픔과 혼돈은 마음속 깊이 가라앉

거나, 폭력적인 모습으로 표출되거나, 아니면 의식에서
멀어진다. 그와 동시에 지혜와 경험 사이의 간극은 (남성

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영혼의 양식과는 거리가 먼 외
부의 이미지로 채워지고 만다.
따라서 모두가 인정해야 할 남성의 크나큰 비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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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남성의 삶은 남성이라는 성역할에 대한 기대
에 지배당한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필연적으

로 ‘성역할 자체는 남성의 영혼을 지지해주지도 강화해주
지도 않으며, 영혼에 아무 반향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깨
달음을 줄 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성역할 기대와 자신의 영혼이 원
하는 바 사이에 이렇게 끔찍한 불일치가 존재한다는 사
실이 점점 널리 알려지면서, 남성해방운동이라는 새로운

1. 남자가 물려받은 것: 허상, 역할, 기대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