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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팀원들이 자유롭게 ‘약 빤’ 생각을 쏟
          아낼 수 있게끔 유도한다. 당시에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지 몰

          라도 나중에는 그 생각이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기도 하기 때

          문이다.



            처음 치약 광고를 담당하게 되었을 때다.

            내가 기존에 본 치약 광고들은 대체로 유명한 모델이 나와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치약의 장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우

          리 팀이 광고해야 할 품목은 일반적인 치약이 아니었다. 시린
          이에 특화된 치약, 시린메드였다. 일단 기존 광고의 틀에 맞춰

          콘티를 짠다고 가정해봤다.

            낯익은 모델이 나와서 갑자기 이가 시린 척을 하며 고통받

          는 장면이 보여진다. 그러다 시린메드로 이를 닦고 이가 편안해
          진 것을 증명하듯 얼음이 가득한 음료를 벌컥벌컥 마신다. 그러

          고는 아무 걱정 없다는 듯 웃으며 “이가 시릴 땐 시린메드!”라고

          말한다. 그 위로 시린메드 로고가 뜨면서 마무리.

            그런데 아무리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가 나온다 해도 이가 시
          린 척만 한다면 소비자가 쉽게 공감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

          었다. 기본 구조를 벗어나는 발칙한 생각을 찾아야 했다.







          026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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