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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엔입니다. 10엔짜리 동전, 갖고 계시지요?”
베니코의 눈이 수상하게 빛나는 것을 마유미는 알아
차리지 못했다. 허둥지둥 가방에서 필통을 꺼냈다. 마유
미는 휴대 전화가 없어서 여차하면 공중전화를 걸 수 있
도록 언제나 동전을 필통 안에 넣고 다닌다.
‘있다! 10엔!’
그 10엔을 베니코에게 건네자 베니코는 가만히 동전
을 살피더니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1967년에 발행한 10엔이 틀림없군요. 감사합니다. 그
럼 이것은 손님 것입니다.”
마유미는 건네받은 상자를 꼭 끌어안았다. 갖고 싶은
걸 손에 넣은 행복감에 머리가 멍해졌다. 그런 마유미의
귓가에서 베니코의 목소리가 마법처럼 울렸다.
“안에 설명서가 있으니 잘 읽어 주세요. 알겠지요? 반
드시 읽으셔야 해요.”
“네.”
꿈을 꾸듯이 마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정신
을 차렸을 때는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다. 기묘한 꿈을
꾼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손에 쥐어진 〈인어 젤리〉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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