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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예전에 한국에서는 여성이 결혼하면 주부가 되어 아이를 기르는

                     것을 우선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
                     고 학력과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하는 여성

                     이 많지 않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소득

                     수준이 낮다. 그런데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남성과의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미국에서는 유자녀 여성이 유자녀 남성보다 25퍼센

                     트 정도 적은 소득을 올리지만, 한국에서는 그 차이가 50퍼센트에
                     달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유연근무제처럼 여성이 아이를 낳고도 경력
                     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진보적인 노동정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육아휴직을 쓴 여성에게 복직을 보장해주고 휴직 기간 중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도 2001년에야 도입됐다. 한국과 같이 전통적
                     으로 여성을 살림꾼이자 양육자로 보는 인식이 매우 강한 나라에서

                     는 이인자 남편의 입지가 그리 탄탄하지 않다. 이대로 가면 한국인
                     들은 제대로 된 대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불편한 진실에 눈을 뜨게

                     될 우려가 있다.
                       이인자 남편으로 성공하는 비결은 가정의 소득 순위에서 2위에

                     머무는 것을 분하고 아니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그런 상황을 발

                     판으로 삼아서 부부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더 화목한 가정을 일구
                     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인자 남편이 절대로 주류가 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학력・고위직 여성이 계속 늘어나고 있
                     는 만큼 앞으로 일인자 부인이 많아질 것이고, 이들에게는 자신을

                     보조해줄 사람들과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를 돌봐줄


               MICROTRENDS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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