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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성 핵합성을 배울까요,

                                          공원을 산책할까요?











                       38년 동안 내가 교단에서 물었던 질문을 가장 쉬운 것부터 가장
                     어려운 것까지 전부 순위 매긴다면, 아마 답하기에 제일 쉬운 것이

                     바로 위의 질문일 것이다.

                       그날은 뉴욕에서 처음으로 맞은 봄날다운 봄날이었다. 섭씨 20
                     도, 구름 한 점 없는 푸르른 하늘 아래 허드슨강을 스치고 날아온

                     미풍이 살갗을 간질였다. 이른 오후, 캠퍼스 잔디밭에서 자연을 만
                     끽하던 컬럼비아대학생 70명은 수업시간이 가까워지자 몸을 일으켰

                     다. 오후 2시 40분에 맞춰 학생들은 공기정화기와 인공조명이 켜진

                     강의실의 딱딱한 나무의자에 마지못해 주저앉았다.
                       수업 주제는 ‘어떻게 별이 우리의 뼈와 살을 이루는 원자들을 만

                     드는가’였다. 그런데 머릿속에 아주 솔깃한 생각이 떠올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다만 이 제안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공원 산책을 나가면, 내가 과학자로서 산책을 어떻게 하는

                     지 내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만
 인생에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해의 대상일 뿐이다.
 - 마리 퀴리(Marie Curie)




                                                           1. 공원에서 산책하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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