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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면서 장 희빈을 새 왕비로 앉혔지. 숙종이 어린 세자를 위해 반대파들을

                 모두 몰아냈으니 장 희빈과 남인이 승리한 셈이야.

                    그런데 5년 뒤, 남인 세력이 지나치게 커지자 숙종은 이번에는 장 희빈

                 을 내쫓고 다시 인현 왕후를 왕비로 앉혔어. 이 일로 남인은 쫓겨나고 권

                 력은 서인의 손에 들어갔지. 이번에는 인현 왕후와 서인의 승리!

                    숙종이 좀 변덕쟁이였던 것 같다고?                       뭐, 그럴 수도 있지만 권력


                 을 어느 한쪽 붕당에 몰아주지 않고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

                 지 않을까? ‘남인이든 서인이든 언제든 내칠 수 있다. 그러니 왕에게 함부

                 로 맞서지 말라.’ 이런 경고 말이야. 그게 숙종이 왕권을 강화시키는 방법

                 이었어.

                    그러다 몇 년 뒤 인현 왕후가 죽었어. 숙종은 장 희빈이 인현 왕후를 저

                 주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사약을 내렸지.


                    장 희빈이 진짜 인현 왕후를 저주했냐고?                          왕비의 자리, 더 나아

                 가 목숨을 걸고 권력을 다투는 사이였으니 저주를 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미신으로 사람이 죽었을까? 그러면 장 희빈은 엄청난 능력자게? 아

                 마도 여기에는 인현 왕후가 죽어 장 희빈이 다시 왕비의 자리에 오를까 두

                 려워한 서인들의 모략이 있었을 거야.

                    그러고 보니 인현 왕후나 장 희빈이나 참 고단한 삶을 살았구나. 둘 다


                 붕당의 대립 때문에 피해를 입은 불쌍한 여인이라는 생각이 드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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