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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구파는 조선 제7대 왕 세조가 왕이 되도록 도와주고 큰 권력을 얻은
신하들이야. 그러나 훈구파가 지나치게 큰 권력을 휘두르자 성종은 이에
맞서 자신을 도울 세력으로 지방에서 글을 읽던 젊고 강직한 선비들을 조
정으로 불러들였는데, 그게 사림파였지.
처음에는 사림파 세력이 약했어. 훈구파와의 권력 다툼에서 번번이 밀
려 벼슬에서 쫓겨나거나 큰 피해를 입기도 했어. 그러다 드디어 전세 역
전! 조선 제14대 왕 선조 때부터 사림파가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고, 그 뒤
조선의 정치는 계속 사림파의 손에 좌우되었지.
이처럼 사림파는 서로 힘을 똘똘 뭉쳐 훈구파에 맞섰지만, 사림파라고
해서 어떤 의견이든 다 같았던 건 아니야. 사림파 안에서도 생각이 비슷
한 선비들끼리 무리가 지어졌는데, 이걸 붕당이라고 해. 발음이 웃기다
고? ‘붕(朋, 친구)’, ‘당(黨, 무리)’, 그러니까 ‘뜻을 같이한 사람들의 모임’ 정도
로 이해하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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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당이 처음 시작된 것은 선조 때였어. 이조 전랑 이라는 벼슬을 놓고
누구를 뽑을 것인가로 사림파 사이에서 의견이 나뉜 거야. 이때 한양 도성
의 동쪽에 살던 김효원이라는 선비를 지지한 사람은 ‘동인’, 한양 도성의
서쪽에 살던 심의겸이라는 선비를 지지한 사람은 ‘서인’이라고 불렸어. 나
중에 동인은 서인을 대하는 태도가 엄격한 ‘북인’과 좀 부드러운 ‘남인’으
로 다시 갈라졌고.
전랑 조선 시대 신하들을 뽑는 일을 하던 직책
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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